제프 스콜.
이베이의 창업자이며 지금은 스콜재단을 운영하면서 사회적기업을 지원하고 있다.
헐리우드로 간 억만장자
지구온난화가 심각하다. 최근 한반도 인근 연안에는 온난한 기후에서나 볼 수 있다는 아열대 바다생물들이 목격되고 있다고 한다. 극지방의 만년 빙하가 급격히 녹아내려 극지방의 생태계가 심각하게 파괴되고 있단다. 지구온난화는 인간을 포함한 전 생태계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경고의 목소리들이 높아지고 있다. 환경단체에서 근무하는 사람이라면 지구의 경고를 영화로 만들어 대중들에게 전해주고 싶다는 생각을 한번 쯤 했을 것이다.
얼마전 우리나라에 개봉된 '불편한 진실'(An Inconvenient Truth, 2006)이라는 영화가 이런 류에 속할 것 같다(영화의 내용은 지면상 생략하기로 한다). 우리나라 관객들에겐 영화 제목부터 ‘불편’했는지 지난 9월 초에 잠시 개봉되고 간판을 내린 영화였지만,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은 영화임에 틀림없다. 이 영화는 선댄스 영화제에서 관객들의 주목을 받았고, 미국에서 개봉되어 다큐멘터리 영화로는 예외적으로 상당한 수익과 함께 환경문제에 대한 사회적인 관심을 불러일으킨 영화였다. 데이비스 구겐하임이 감독을 맡고, 미국의 전 부대통령이었고, 지금은 환경운동가로 변신한 앨 고어가 주연을 맡았다.
그러나 이 글의 주인공은 감독도 미국의 전 부대통령도도 아니다. 바로 이 영화의 제작을 맡은 Participant Productions(우리말로 번역하면 ‘참여 영화제작소’ 정도로 번역이 가능할 것 같다)의 설립자이며 회장인 제프 스콜(Jeff Skoll)이다. 이미 그는 조지 클루니가 주연한 두 편의 영화 ‘시리아나(Syriana, 2005)'와 ‘굿 나잇 앤 굿 럭(Good Night, & Good Luck, 2005)’이라는 영화를 통해 널리 알려진 인물이다. 전편의 영화들도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사회적인 주제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지난 봄 미국 시사 주간지 타임지가 그의 가치를 인정했다. 그와 함께 우리나라 가수 비(Rain)도 이 잡지에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00인’에 선정되는 영광을 누렸다. 타임지는 매년 경제, 정치, 사회, 문화, 예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인물들을 선정하여 발표한다. 이쯤 되면 그가 어떤 인물인지 대략 감이 잡힐 것이다.
이베이 창업자에서 재단 설립자로
제프 스콜. 그는 캐나다 토론토 출신으로 스탠포드 대학 MBA를 졸업하고 이베이(ebay)라는 벤처기업을 창업하게 된다. ‘이베이에 없으면 세상에는 없다’라고 할 정도로 규모가 급성장하여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회사로 성장시키게 된다. 이런 성공을 통해서 젊은 나이에 미국 최고의 부자가 되었다. 2004년 미국 포춘지는 그를 젊은 갑부 3위로 랭크시켰다. 그러나 벤처 사업가로 명성을 날리던 그는 회사와 결별하고, 새로운 변신을 시도하게 된다.
그는 사회적기업가를 지원하는 민간재단을 설립하고 최근에는 헐리우드로 진출했다. 이러한 자신의 변화와 관련 미국 ABC와의 방송 인터뷰에서 ‘나는 이베이를 통해 부자가 되는 행운을 얻게 되었습니다. 이제 나의 부를 세상에서 가장 좋은 일들에 쓰기로 결심을 했습니다.’라고 밝히고 있다.
벤처기업가이며 사업의 귀재인 그는 자선분야에서도 자신의 전문성을 적극적으로 드러내면서 사업을 전개하기 시작한다. 이미 그가 이베이 CEO 시절에도 기업재단을 설립하였고 이베이재단을 통한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에 관심을 보였다. 또한 회사를 떠나자마자 자신의 재산을 출연하여 스콜재단(Skoll Foundation)을 1999년 설립하게 된다. 스콜재단은 ‘평화롭고 지속가능한 지구를 만들어나가기 위해 전세계에서 활동하고 있는 사회적기업(가)를 발굴하여 투자(invest)하고, 이들을 연결해내고(connecting), 세상에 알리고 격려(celebrating)하는 것’을 조직의 비전으로 채택하고 있다.
스콜재단은 사회적 기업가가 두가지 측면에서 우리 시대에 필요한 존재라고 주장한다. 하나는 빈곤아동을 교육하고, 제3세계 물부족 국가에 식수를 공급하는 등 직접적으로 사회를 개선시키는 일을 담당하고 있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확신과 가능성을 우리에게 제시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또한 이들은 경제적인 실리를 추구하기보다는 인간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일에 매진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정부, 기업뿐만 아니라 모든 인류의 책임 있는 노력과 실천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회적기업가를 지원하는 스콜재단
그가 이사장으로 있는 스콜재단의 주요 사업을 살펴보면 ‘사회적 기업가 대상(Skoll Awards For Social Entrepreneurship)’을 통해 사회적 기업가를 발굴하여 지원하고 있고, 또한 ‘새로운 영웅들(New Heroes)’이라는 다큐멘터리를 제작하여 사회적 기업가의 활동을 전세계에 알리고 있다. 로버트 레드포드가 성우로 등장하는 이 다큐멘터리는 2005년에 전미대륙에 시리즈로 방영되어 사회적 기업에 대한 미국 국민의 이해를 높이는 계기를 마련하였다. 또한 매년 ‘사회적 기업가 스콜 세계 포럼(Skoll World Forum On Social Entrepreneurship)’을 개최하여 전세계 40여개국에서 500여명 이상의 사회적 기업가들을 포럼에 참여시키고 있다. 또한 온라인 커뮤니티인 Social Edge(www.socialedge.org)를 통해 전세계에 흩어져 있는 사회적 기업가들을 인터넷을 통해 하나로 묶어내고 있다.
스콜재단의 예를 통해 볼 수 있듯이 최근 미국의 기업과 재단들의 주요 변화 중에 하나가 벤처형 사회공헌(venture philanthropy)이다. 지금까지 지원금(grant)을 중심으로 재정적 지원 정도에 머물고 있는 전통적인 재단의 활동을 넘어서, 기부행위를 하나의 ‘사회적 투자’로 인식하면서 경영지원, 투자활동, 온라인을 통한 적극적인 연계 및 각종 컨설팅 등 다양한 자원을 제공하고 연계함으로써 파트너인 NPO의 역량과 사회적 효과와 영향력(social impact) 강화에 중점을 두고 있다. 또한 새롭게 부각되는 사회적기업과 같은 새로운 분야를 적극 지원하며 육성해내는 역할도 해내고 있다. 이러한 적극적인 사업추진 방식이 전통적인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이나 기존 재단의 활동과 구분되는 특징으로 이 분야에 새로운 영향과 변화에 기여하고 있다. 스콜재단의 설립자인 제프 스콜이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 서서 이를 이끌어내고 있다.
이런 차원에서 제프 스콜의 활동은 주목을 받고 있고, 오늘날 미국사회의 기부문화를 이끌어가는 개척자임에 틀림없다. 진취적인 벤처기업가의 마인드로 자선사업과 사회공헌을 다시 바라보고, 미국을 포함하여 전세계인 그 영향력을 확장시키고 있다. 따라서 그가 제작하고 있는 영화와 사회적기업가 지원 등은 일맥 상통하는 면이 존재한다.
한국의 제프 스콜을 기대한다
스콜재단은 ‘지속가능한 지구를 만들어나가기 위해 전세계에서 활동하고 있는 사회적기업(가)를 발굴하여 투자(invest)하고, 이들을 연결해내고(connecting), 세상에 알리고 격려(celebrating)하는 것’을 조직의 비전으로 채택하고 있다.
Social Edge 홈페이지.
인터넷을 통해 전세계의 사회적기업가를 하나로 연결한다.
[출처] 제프 스콜 - 사회적기업가를 지원하는 신세대 벤처 기업가|작성자 나눔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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