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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뉴스



현대카드는 예뻤다, 그리고 영리했다 
정태영 현대카드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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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 한 장이 있다. 이 카드로 밥도 사 먹고, 옷도 사고, 여행도 간다. 아주 편리한 화폐다. 그런데 편리한 지불 수단인 카드 한 장에 사람들이 재미를 느낀다. 카드 디자인에 신기해하고 광고에 열광하고 이 회사가 제안하는 생활을 즐기는 방식에 점점 빠져드는사람들은 이 카드의 팬이 됐다. ‘애플빠’처럼 말이다. 간혹 애플에 비유되는 유일한 국내 기업인 현대카드는 매출 1조 원 달성(카드, 캐피탈, 커머셜 합산 수치)이라는 큰 기울기로 드라마틱하게 성장했다. 카드 디자인 외에 서울시에 직접 디자인한 버스 쉘터를 기부하는 등 흥미로운 일을 많이 기획해 일반인뿐만 아니라 디자이너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회사가 됐다. 그 중심에 정태영 대표가 있다. 현대카드의 사령탑을 맡은 지 올해로 10년째. 성장 기울기를 가파르게 만든 주인공인 그는 소숫점 하나에도 기업의 운명이 갈리는 금융업을 놀랄 만큼 성공시키고 있다. 그는 경영에 디자인을 비중을 크게 두는 전략으로 자신만의 룰을 만들어가고 있다. ‘디자인 경영’이란 말을 소름 돋게 싫어한다는 정태영 대표에게 ‘디자인’이란 뭔지, 그리고 기업 성공을 위해 ‘디자인’을 어떻게 쓰고 있는지 이영혜 월간 <디자인> 발행인이 물었다.
첫 질문으로 조금 뜬금없겠지만, 정태영 대표님은 평생 가난해본 적이 없을 것 같은데요. 한 번도.
네. 어릴 때는 아버님 사업이 어려워 힘든 적이 있었는데, 그때는 제가 너무 어려서 그걸 느끼진 못했죠.

그런 질문을 드린 이유는 절실함이라는 것은 어떤 결핍이고, 그 절실함과 결핍이 한 사람을 가장 강하게 움직이는 힘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여쭈었습니다. 절실하게 갖고 싶은 걸 못 가져 본적은 있나요?(웃으면서) 갖고 싶은 건 지금도 너무 많죠. 롤스로이스, 자가용 비행기 같은 것? 저에 대한 얘기를 좀 하자면, 아버님이 수학 선생님이셨어요. 제게 항상 수학을 가르치셨는데, 인수분해나 미적분 같은 걸 알려주신 게 아니라 공리와 정의를 말하셨어요. 일종의 밥상머리 교육인데, 예를 들어 A=B=C=D이면 A=D이고, A는 D의 뿌리라는 걸 항상 깨닫게 해주셨습니다. 당장 시험에 써먹을 수 있는 미적분이나 인수분해를 좀 가르쳐달라고 하면 “왜 미적분을 배워야 하지?” 이러셨어요. 그게 제 인생에 큰 영향을 줬죠. 저는 매사에 왜 해야 하는지를, A와 B 사이에 어떤 상관관계가 있는지를 파악하기 전에는 움직이지 않는 버릇이 있어요. 대부분의 사람들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일에도 저는 항상 ‘왜’가 해결이 안 되면 아무것도 못 해서 바보 같은 짓도 많이 했지요. 사람들은 현대카드가 대단히 창의적인 회사인 줄 알고 지원해요. 광화문에서 스노보드 행사도 여는 회사가 무슨 엉뚱한 일을 못하겠느냐는 소리를 하는데, 그런 얘길 하는 사람들을 가만히 지켜보면 기본이 없어요. 엉뚱함과 산만함을 창의력인 줄 아는 거죠.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현대카드에 와서 실패해요. “자, 네 맘대로 자유롭게 해봐, 그거 재밌겠다. 한번 해봐!” 그럴 줄 아는 거죠. 드라마에서 보는 것처럼. 그런데 “너는 논리적인 훈련을 해야겠어, 이건 논리적으로 어떻게 구성되지?” 이런 질문에는 갑자기 탁 막히는 겁니다. 우리가 원하는 건 엉뚱함이 아니라 수학적인 논리예요. 저는 이걸 어마어마하게 강조합니다. 논리가 뒷받침되어야 산만함으로 안 튀고 현대카드에 필요한 정제된 크리에이티브로 갈 수 있지요.

엉뚱함, 산만함과 창의력은 관계가 있을 것 같지만 이것이 근거가 없으면 전혀 관계가 없는 거죠.
그렇지요. 저는 논리가 뒷받침되지 않는 사람의 계산되지 않은 크리에이티비티를 제일 싫어해요.

디자인을 중요하게 생각하시죠? 좋은 디자인을 원하는 클라이언트는 많지만 현대카드처럼 디자인을 진지하고 깊숙하게, 그러니까 ‘시리어스(serious)’하게 받아들이는 곳은 많지 않을 거라고 봅니다. 현대카드가 좋은 디자인을 해왔다기보다는(다른 기업에도 좋은 디자인은 많으니까) 디자인이 기업 내부에 깊숙이 들어가 전략과 함께 움직이고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사례가 됐으면 좋겠어요. 그게 디자이너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고, 더 큰 의미에서 디자인의 개념이 격상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현대카드의 디자인은 각각의 사례가 아니라 브랜드 전략 속에서 그것들이 어떻게 엉켜 있고 왜 그런 방향으로 튀게 되었는지를 통합적으로 이해할 때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왼쪽) 정태영 현대카드·현대캐피탈 대표
여의도 현대카드 사옥 안에 있는 풍선을 닮은 몽환적인 작품 앞에서 촬영했다. 그의 머릿속에서 꼬리를 물고 떠오르고 있을 아이디어와 닮았다.


여의도 현대카드 사옥은 여러 개의 회의실과 강당, 카페와 레스토랑, 도서관, 피트니스 센터와 목욕·사우나 시설까지 갖추고 있었다. 사옥을 비롯해 현대카드의 모든 사업영역을 꿰는 톤과 형식을 일관성 있게 정리하고 표현하는 것은 사장의 영역이다. 현대카드 사옥은 무엇보다 직원들이 어떠했으면 좋은지, 어떤 시간을 필요로 하는지, 고객이 오면 어떻게 안내받고 싶어 하는지를 계산한 디자인이다. 정말 행동 유발과 디자인을 연결한다는 것은 아무한테나 생기는 감각이 아닌 것이다. 그는 자신들의 사무실에서 내다보이는 윈도 뷰를 보기 좋게 하기 위하여 건너편 건물 아래 층의 간판을 모두 다 디자인해주었다 한다. 고개가 설렁거려지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이런 생각과 구현은 돈만 있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고 하면서도, 돈도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안 할 수가 없다.
테이블 위에는 모던한 커피 포트와 머그잔, 현대카드가 직접 개발한 생수 브랜드 ‘잇 워터’가 준비되어 있었다. 그렇다, 시중에서 파는 생수병 중 이 테이블에 올려도 좋을 만한 것이 무엇이 있을까? 우리 같은 사람들은 돈 많이 번 것보다는 이런 데 더 크게 감탄하는 종족 아닌가.

인터뷰 전에 사옥을 둘러보았습니다. 방문객이 많더군요. 그들이 현대카드와 사옥의 디자인이 일관성 있다는 것을 알아채겠지요?전부를 이해하지는 못하겠지만, 그냥 느끼기만 해도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현대카드의 전략을 따라 하는 회사들은 ‘Why’에 대한 이해 없이 흉내에만 그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왜 그렇게 했는지에 대한 이해가 없었기 때문이에요. 회사마다 처한 상황이 다르고 현대카드의 정답이 내 정답은 아닐 텐데, ‘왜’라는 대한 질문 없이 피상적인 이해만으로 따라 하다 보니 좋은 결과를 못 얻는 거죠. 현대카드가 왜 그렇게 했는지, ‘왜’를 이해하면 굳이 우리의 전략을 모방하지 않아도 답을 얻을 텐데 말입니다. 기업의 오피스는 어떤 생각을 가진 조직인지를 말해줄 수 있는 현장입니다. 예컨데 커피 한 잔도 비서가 꽃무늬 커피 잔에 내오느냐, 아니면 사장이나 손님도 이렇게 미리 준비해둔 물과 커피를 내킬 때 스스로 따라 마시게 하느냐 등에 대한 선택도 조직의 성격을 표현하는 방식 중 하나겠지요.
T 정태영 대표는 트위터(@diegobluff) 커뮤니케이션이 활발하다. 트위터에 올린 멘션이 기사화되는 일도 잦다.
“좋은 디자이너는 디자인으로 무슨 목적을 이루려 하는지를 분명히 설명한다. 떨어지는 디자이너는 디자인의 목적이 없다. 그냥 ‘고급스럽다, 이쁘다, 다르다’라고 말한다. 목적을 모르는 디자인은 행선지 모르고 떠난 버스와 같다.” 2011-10-09

“흔히 듣는 ‘디자인 경영’이란 말을 잘 모르겠다. 디자인을 강조하는건지, 잘한다는 뜻인지. 디자인은 상품과 여러 활동을 통해 브랜드로 이어지지 않으면 스스로는 큰 힘이 없다. 디자인 전략은 몰라도 디자인 경영은 단어가 너무 크다.” 2011-07-11

“병원을 디자인숍처럼 하거나 VIP 입원실을 100평짜리 모델하우스처럼 하는 종합병원 보면 뭔가 착각하는 것 같다. 아픈 사람은 편하고 프로페셔널한 느낌을 원하지 fire place에 60인치 TV를 원하지 않는다. 핵심 밸류에 충실해야.” 2011-02-22

“오리지널에서 영감을 받으면 또 다른 창조가 된다. 그러나 모방을 하면 아류가 된다. 모방이 실패하는 이유는 처한 상황이 다르고 그 사람의 정답이 내 정답이 아니기 때문. 마치 체형, 나이, 직업이 다른 딴 사람의 옷을 그대로 입는 것이다.” 2010-11-16

인사이트 트립(insight trip)이라는 이름으로 목적을 정하지 않은 여행을 임원들과 많이 한다고 들었습니다. 여행 많이 다니시죠?
개인 회사 대표들이 저보다 열 배는 더 많이 여행 다니실 거고, 그분들의 안목이 더 높을걸요. 저는 아는 게 하나도 없어요. 다들 제가 아는 게 많은 줄 아는데, 이영혜 대표님이 10분만 취조하시면 제 밑천이 다 바닥날걸요.(웃음) 다만 무얼 보든 항상 비즈니스, 장사치적인 안목에서 이해합니다. 어떤 작품을 보더라도 그 안에서 내가 배울 건 뭘까, 비즈니스에 어떤 실마리가 될까를 살핍니다. 전 발레나 클래식에 엄청난 취향과 안목을 가진 사람은 아닙니다. 다만 그런 고급문화에서 제가 어떤 도움을 받을 수 있을지 생각해요. 항상 비즈니스라는 근본을 잊지 않아요. ‘디자인 경영’ 이라는 말에 거부 반응이 있고, 저를 두고 ‘디자인 경영인’이라고 하는 데도 동의하지 않는 이유인 거죠. 디자인보다 숫자와 씨름하는 시간이 더 많죠. 저는 디자인을 중요한 도구이자 수단으로 생각합니다. 디자인을 격하시키려는 게 아니라, 디자이너의 중요한 사회적 역할이 그것이라고 여기는 겁니다.

현대카드는 자사의 상품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수단으로 디자인을 기가 막히게 풀어나가고 있습니다. 디자인이 현대카드의 표현 방법 중 하나라면 내용이자 본질인 카드업의 개념은 뭔가요?카드업은 명백히 금융업이에요. 우리 고민의 90%는 무조건 숫자입니다. 어떤 때는 10%가 90%를 몰고 갈 수도 있는데, 80%의 숫자에 20%의 플레이버( avor), 즉 독특한 풍미가 들어가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스테이크에 야채가 조금 올라갔을 때 더 맛있어지는 것처럼. 현대카드의 그 20%가 될 수 있는 디자인과 마케팅이 본질인 금융업과 접목되었을 때 더 파워풀해지는 겁니다. 우리는 절대 주객전도를 하지 않아요. 그 대표적인 오해가 카드 플레이트 디자인을 잘해서라거나 마케팅을 잘해서, 광고를 잘해서 현대카드가 성공했다고 말하는 겁니다. 물론 우리가 광고와 디자인을 잘하긴 했지만 단지 그것 때문에 성공한 건 아니에요. 금융업이라는 본질이 바뀔 리 없고 그것에 충실했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다만 그 20% 때문에 80%가 더 빛나는 거죠.

(오른쪽) 현대카드 사옥 내 구두방, 세탁소 직원들의 편의를 위해 사옥 내에 구두방과 세탁소를 두었다. 이 포토제닉한 사진은 이곳이 무엇을 하는 곳인지를 서정적으로 알려준다.


(왼쪽) 탁구 테이블 로비에 놓인 탁구 테이블. 기성 제품이 아니라 현대카드 스타일로 직접 디자인한 것이다.
(오른쪽) 회의용 테이블 두 동의 사옥이 연결된 뒤편 로비에 책상이 열댓 개 놓여 있다. 화장실 두루마리보다 더 큰 종이는 얼마든지 잘라 쓸 수 있어 긴 토론의 텍스트를 정리할 때 유용하다. 바퀴 달린 빨간 서랍 안에는 문구가 들어 있어 필요한 테이블로 끌어다 쓸 수 있다. 크리에이티브한 브레인 스토밍을 자주 하는 회사에 필요한 것들이다.

디자인의 개념을 적확하게 이해하고 계시네요. 많은 경우 디자인 자체가 목적일 수는 없지요. ‘무엇을 위한’이라는 목적 아래 있어야 하니까요.

디자인을 항상 디자인에 의한, 디자인을 위한 솔루션으로만 바라보면 거기에 갇히게 돼요. 디자인 자체를 사랑하고 대단하게 여기는 사람을 디자인업계에서 더 환영할 수는 있지만 디자인을 따로 떼어놓고 이해하면 그만큼 디자인의 역할이 작아집니다. 그렇게 되면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라는 건 디자인계에 기부하는 것밖에 없겠죠. “내가 디자인을 이용할 테니, 당신도 떳떳하게 받고 실력껏 협력하라”고 말하는 것이 디자인업계와 디자이너의 사회적인 역할을 확장하는 길이라고 봐요.


리퀴드 메탈 플레이트 더 블랙, 퍼플 카드 현존하는 금속 중 최고의 강도를 자랑하는 ‘리퀴드 메탈(liquid metal)’을 사용했다. 리퀴드 메탈 특유의 블랙 컬러를 살려 미니멀하게 디자인했으며, 시각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촉각까지 고려한 디자인도 인상적이다. 플라스틱 카드와 달리, 금속 특유의 깔끔한 감촉과 적당한 중량감이 느껴지는 질감이 그것.

그럼에도 80%보다 20%에 더 큰 관심을 두고 이야기해보자고요. 아무리 좋은 디자인이 있어도 그걸 사주는 바이어가 없으면 안 되잖아요. 덧붙이자면 완성된 디자인을 사는 것과 아이디어를 사는 것은 다릅니다. 아이디어를 사는 것은 내 생각도 더해 순열조합을 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해요. 디자이너들에게 정태영 대표님은 어떤 클라이언트일까요?
그건 제가 디자이너들에게 물어본 적이 없어서 모르겠지만, 이거 하나는 확실해요. 디자인의 가치를 아는, 디자인의 이용 가치를 아는 클라이언트. 디자인은 중요한 표현 수단이라는 점을 알고 있는, 적어도 그런 클라이언트일 것입니다. 이제 광고의 시대는 끝나고 표현의 시대가 왔는데 여기서 말하는 표현이란 옷차림, 헤어스타일처럼 겉으로 보이는 것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해온 일이 종합적으로 드러나는 것이기도 합니다. 여기에 디자인은 현대카드의 ‘의견’을 표현하는 중요한 수단이라는 것이고, 전 그걸 십분 이용할 줄 알고, 디자이너는 그걸 알아주니까 신이 나는 거 아닐까요?

VVIP 카드인 더 블랙을 디자인한 카림 라시드는 어땠나요? 컬러풀하고 과장된 그의 디자인은 한국인에게 어필하기 힘들 수 있었을 텐데, 어떻게 그에게 디자인을 의뢰하겠다는 마음을 먹었는지 궁금합니다. 게다가 그래픽 디자이너도 아니었잖아요.
제가 직접 선택한 건 아니었고요, 마케팅과 디자인실에서 추천했지요. 카림 라시드는 기호적인 처리를 하기 때문에 컬러풀하지만 중성화했을 때 나름대로 안전한 선택이라고 판단했습니다. 블랙 카드 이후에는 우리와는 화학반응이 별로 안 좋기도 하고, 카드 포트폴리오의 전체적인 체계를 세우는 데는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해 함께 일하지 않았습니다.

클라이언트, 디자인 바이어로서의 얘기를 좀 더 듣고 싶은데요. 건축가부터 광고까지 모든 분야를 통틀어 디자이너 혹은 크리에이터를 선정할 때 나름의 기준이 궁금합니다.
남들이 뭐라 하든 결국 제 취향일 거예요. 한남동에 짓고 있는 현대카드 전용 공연장을 설계한 일본 건축가 세지마 가즈요처럼 정제된 디자이너를 원합니다. 갖고 있는 게 100이라고 했을 때, 80%는 감춘 채 20%만 수면 위로 드러내는 그 칼날을 경외합니다. 가진 것 50인 사람이 50을 다 드러내면 그건 함축된 칼날이 아니라 과장된 칼날이라는 거죠. 현대카드의 광고도 그래요. 지금보다 더 세게 풀어낼 수도 있지만 정제해서 내보내는 거고, 요즘엔 더욱더 정제하고 있어요. 그러니까 저는 갖고 있는 것을 다 내보이는 디자이너보다는 눈에 보이는 것은 일부일 뿐이고, 수면 아래 더 많을 것을 가진 실력파를 좋아합니다.

광고라는 건 가진 게 적어도 많이 있는 것처럼 과장하기 마련인데, 정제하려 든다는 건 어떤 면에서 굉장한 인내심을 필요로 하는 것 같습니다. 그럼 요즘엔 주로 어떤 디자이너와 일을 하나요?
네덜란드, 스웨덴, 스위스, 일본, 미국 등의 다양한 디자인 회사들과 함께했는데 최근엔 뉴욕의 리핀컷(Lippincott)과 일했습니다. 이제는 특정 디자인 회사를 지목해 모든 일을 다 의뢰하지는 않아요. 우리가 원하는 상품을 만들어내기 위해 필요에 따라 여러 회사를 컨트롤합니다. (그는 일어나 회의실 벽에 붙어 있던 카드 포트폴리오에서 M카드와 신제품인 제로카드를 떼어 왔다.) M카드 시리즈를 예로 설명할게요. 카드가 지향하는 ‘정제된 기능’을 표현하기 위한 이미지는 어떠해야 하는지를 리핀컷과 정의했고, IDEO와는 정제된 기능을 시각적으로 어떻게 구현하고 경험케 해야 하는지를 의논했습니다. 스톡홀름의 디자인 회사는 리핀컷과 IDEO의 컨설팅 의도에 맞춰 카드 플레이트 디자인을 하고, 옆면의 컬러는 독일에서, 카드 뒷면의 마그네틱 테이프는 일본에서 진행했습니다. 그러니까 카드 하나에 몇 개국에서 진행한 프로젝트가 응축된 결과물이 담겨 있는 셈입니다.



제로(ZERO), 리뉴얼한 알파벳 카드 제로 카드는 자세히 보아야 한다. 기존 카드는 ‘M’과 같은 표기를 카드 플레이트 위에 인쇄한 것인 데 반해 제로는 카드 안에 글자를 ‘심었다’. 물론 단박에 그것을 알아차리기 어렵겠지만 어딘가 다르다는 것을 감지할 것이다. 네모 귀퉁이의 곡선을 1mm로 줄이기 위해 힘든 과정을 거쳤다는 것도 간과해서는 안 될 작은 포인트다.

디자인이 단지 상품의 외형만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 전 과정의 체계를 만드는 일이라는 점을 이해하고 계시군요. 새롭게 선보인 제로카드는 기존 카드 디자인과 어떤 점이 다른가요?
(제로카드를 보여주며) 우리가 디테일에 얼마나 신경을 쓰는 지 보세요. 별거 아닌 것처럼 보이겠지만 이 카드의 코너를 네모지게 하는 데 많은 피와 땀을 흘렸죠. 코너 각이 현대카드 느낌이어야 했기 때문에, 기존의 지름 3mm 라운딩이 우리를 너무너무 괴롭히는 거예요. 지름 1mm로 각을 세우는 것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게 아니라 비자, 마스터와의 협의가 필요했고 모든 ATM 기기에 똑바로 들어가는지 기계적인 테스트도 통과해야만 했습니다. ‘ZERO’라는 글자 부분도 마찬가지예요. 이건 카드 위에 글자를 덧입힌 게 아니라 카드의 플레이트를 여러 겹으로 만들어 중간 레이어에 제로라는 글자를 펀칭한 다음에 앞뒤 면을 코팅해서 만든 거예요. 그러니까 카드 레이어 안에 글자를 심은 겁니다. 처음엔 카드 위에 글자를 덧입혔는데, 그건 코너의 각을 세우기 위해 엔지니어링적인 접근을 하면서 무진 애를 쓴, 우리가 해서는 안 되는 짓이었어요. 디테일이 어디까지 가야 하는지를 사람들은 잘 모르는 거예요. 카드 플레이트 디자인 하나로 촉발된 변화는 현대카드의 모든 부분에 영향을 미칩니다. 예를 들어 제로카드라는 신제품이 나오면 각자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지를 아는 거죠. 광고와 콜 센터 직원의 말투는 좀 더 쿨해져야 하고 서비스 브랜드 프리비아에서는 어떤 서비스와 제품을 덜어내거나 추가해야 하는지를 알아차리는 식으로 쭉 정리되지요. 심지어 천안의 현대카드 배구팀에서도 ‘제로카드 콘셉트에 맞춰 코트 색깔과 코너를 각지게 만들어야겠네’, 이렇게 연결돼요. 현대카드의 힘은 바로 이런 겁니다.

거기까지 가려면 굉장한 자신감과 커뮤니케이션 리더십이 있어야 할 것 같은데 비결이 뭡니까?
2003년부터 2007년까지는 저의 주도로 이런 일이 이뤄졌습니다. 초기엔 많은 것이 어설펐지만 이제는 모든 조직의 많은 직원들이 훈련을 받았어요. 지금은 생각보다 어렵거나 고통스럽지 않아요. 그러니까 우리 마케팅 임원을 한 명 스카우트해서 현대카드처럼 해달라고 하는 건 굉장히 공허한 얘기예요. 조직의 힘이기 때문에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물론 제가 집사 기질이 있긴 하죠.(웃음) 사소한 것도 지적하고 끝까지 확인하니까. 그렇게 계속 집요하게 주의를 줘도 아마 2년만 신경 안 쓰면 다 무너질걸요. 지금 속상한 게 뭐냐 하면, 제로카드에 각을 주면서 그 이미지에 맞게 우리 경비들의 바지 길이가 1cm쯤 올라가야 하는데 그걸 놓친 거예요. 처음엔 디테일에 대한 제 집착을 이해 못 하고 황당해 했는데, 요즘엔 다들 이해해요.


이 사람은 디자인 전공자가 아니다. 어디에서 이런 디테일을 터득한 것일까?

함께 일한 디자이너에게 어떤 영감을 받았는지 궁금합니다. IDEO 같은 디자인 컨설팅 회사의 코치는 다르던가요?
생각을 확장시키는 법을 많이 배운 것 같습니다. 그들은 궁극적으로 체험하게 만들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를 먼저 묻고 디자인은 그 목적의 일부분일 뿐이라고 말해줘요. 전체적인 그림을 먼저 그리게 하는 것이 IDEO의 힘입니다.

스위스 화폐 디자이너와 함께 일한 적도 있지요?2006년 뉴 알파벳 시리즈 작업을 하면서 정교함과 기술적인 부분을 배웠어요. 프린팅 기법에 따라 카드를 마치 화폐처럼 보이게도 할 수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동전과 지폐를 화폐로 인식하는 이유를 분석했지요. 리퀴드 메탈 퍼플 카드 측면에 에지를 넣은 이유는 그래야 좀 더 화폐처럼 느껴지기 때문이에요. 안 그러면 그냥 쇳덩이로 보여요. 카드 플레이트 디자인에도 그런 실험이 적용됩니다. 우리는 회의할 때 이래요. “퍼플은 회색과 콤비로 입는 게 맞지만, 레드는 원피스로 입어야 섹시하지 않아?” “그럼 레드의 신발(타이포그래피)은 검정을 신겨야 어울리겠네.” 어느 금융 회사가 이런 식으로 대화를 하거나 회의를 할까 싶네요. 이렇게 많은 디자인 실험을 하고, 카드 플레이트 디자인을 비롯해 기프트 카드까지 모두 화려해 보이지만 실은 한 치도 체계에서 벗어나지 않습니다. 논리적 이유와 체계가 뒷받침되지 않은 디자인은 카드업에서 벌어들인 돈으로 한풀이하는 것밖에 안 됩니다.

디자인을 비롯해 슈퍼 콘서트, 슈퍼 토크 같은 문화 행사 개최로 현대카드의 로열티를 높이고 있는데, 어떻게 그런 ‘신규 서비스’ 개척을 떠올리셨나요?슈퍼 콘서트 등을 통해 문화적으로 소비자를 공략하겠다는 아이디어를 내긴 했는데, 여기에 돈을 쓰자고 설득하는 것이 가장 힘들었어요. 제가 이걸 노렸다고들 하는데, ‘처음부터 이건 분명히 성공한다’는 아니었지만 꼭 해봐야겠단 생각은 했어요. 이제 10년이 지나니 틀이 잡혔고 손익도 황금 비율이 됐습니다. 지금은 예산이 자동으로 책정되지만, 첫해엔 10억 쓰기도 힘들었어요. 그에 비하면 카드 디자인으로 카림 라시드에게 지급한 비용은 어마어마한 투자였죠. 최근 개발한 제로카드에는 5억원이 들었지만, 2003년엔 카드 디자인에 1억 원을 쓴다는 것은미친 짓이었습니다. 당시 카드 디자인 평균 개발 비용이 20만 원이었으니까요. ‘그 비용을 써서 얼마를 벌 건데?’ ‘내가 그걸 어떻게 알아!’ ‘그러면 왜 해?’ ‘그래도 할거야!’ 이렇게 된 거죠.

(왼쪽) 잇 워터(it warwer) 현대카드는 물 쓸 일이 참 많다. 슈퍼 콘서트, 슈퍼 매치 등의 행사에 사용할 물을 기존 제품 중에서 골라 사용하다가 중대한 결정을 하나 내렸다. 현대카드만의 아이덴티티를 담은 물을 직접 만들기로. 금융사를 넘어 라이프스타일 파트너가 되고자 하는 야심을 담아 디자인한 물이다.

디자인이나 브랜딩, 마케팅에서 어디까지 관여하시나요?

제로카드는 철저한 분석을 통해 개발한 카드예요. 연령대에 관계없이 카드에 별 관심이 없는 사람들의 층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처음엔 할인카드라는 이름을 달고 광고까지 만들었는데, 제가 뒤집었죠. 후보 안으로 가져온 이름 중에 ‘제로’가 있었고 ‘조건 없는’, ‘설명 없는’ 카드로 콘셉트를 바꿨어요. 이건 패키징의 문제예요. 할인카드라고 하면 묻혔을 겁니다. ‘조건 없는’ 카드라고 하면 어떤 조건이 없는 거냐고 먼저 물을 테고, 그럼 그때 할인이라고 얘기하라고. 근데 조건이 없으려면 ‘화이트’여야 하는 거 알지? 여기까지는 제가 풀었어요. 물론 기본 전략은 다 짜 오지만 가끔 깊숙이 관여합니다. ‘플래티늄3’ 역시 처음엔 ‘크라운’으로 네이밍을 해 왔어요. 크라운이 플래티늄 위라는 의미래요. 근데 그걸 누가 알겠어요. 그랜드 하얏트와 하얏트 레전드 중 어느 게 더 높은지는 일반인이 모를 수도 있으니까요. 그런데 플래티늄2보다 3가 높다는 건 직관적으로 알 수 있잖아요.

신용카드는 쇼핑이나 여행, 공연 관람 같은 여가 활동을 누리게 하는 매개체 역할도 합니다. 마치 영화가 그 시간의 오락을 책임져주는 것처럼 말이에요. 그렇게 현대카드는 카드 서비스를 통해 남다른 가치를 만들고 있는 것 아닌가  싶어요. <마사 스튜어트 리빙 코리아>나 모마 온라인 스토어 코리아처럼 라이프스타일과 연계한 서비스가 그런 예가 되겠지요?<마사 스튜어트 리빙 코리아>는 현대카드가 라이프스타일에 좀 더 촘촘하게 들어간다는 느낌을, 슈퍼 토크는 지적인 소통을, 모마는 예술과의 다리 역할을 합니다. 지금까지는 그런 세계적인 밸류를 가진 이미지를 활용할 필요가 있었던 것이지요. 카드가 주는 혜택은 구체적으로 경험하기 어렵기 때문에 현대카드답다고 생각하는 잡지나 뮤지엄의 이미지를 공유하는 거죠. 사람들은 콘셉추얼한 것보다 구체적인 것을 좋아해요. 이영혜 대표님도 자동차를 볼 때 마력 수가 높고 후륜구동이라 너무 갖고 싶다고 생각하진 않으시잖아요.(웃음) 더 나아가 이런 요소가 결정적 승부처는 아니지만 주목도를 높여줍니다. 카드 플레이트 디자인도 마찬가지인데, 오로지 현대카드가 예뻐서 수집한다는 사람도 있어요. 연회비도 꼬박꼬박 내면서 말이에요. 물론 몇 명 안 되지만 마니아를 양성할 만큼 호감도를 높였다는 사실이 중요합니다. 사람들이 카드 신청할 때 모든 카드사의 제품을 다 살펴보고 고르는 건 아니니까. 대략 눈에 띄는 3~4개 정도를 후보에 올린 다음 고민하죠. 그다음에는 혜택, 연회비 등을 따지겠지만 3~4개 중 하나로 오른다는 게 중요하다는 겁니다.

현대카드가 함께 일한 주요 디자이너들
카림 라시드(Karim Rashid)
구 블랙 카드를 디자인했다.

IDEO현대카드의 디자인 룰 7가지를 개발했으며, 웹사이트 단순화 작업을 진행했다.

토탈 아이덴티티(Total Identity)현대카드 전용 서체 개발, 한글화는 산돌커뮤니케이션이 맡았다.

레옹 스탁(Leon Stalk)스위스 화폐를 디자인한 그는 구 알파벳 카드에 스위스 화폐 디자인 도입했다.

스펙만(Spackman)
한국의 공간 디자인 컨설팅사로 파이낸스 숍을 디자인했다.

…,스타트(…,staat)
네덜란드의 크리에이티브 에이전시로 퍼플카드 회원을 위한 라운지 하우스오브더퍼플(House of the Purple)을 디렉션했다.

겐슬러(Gensler)미국의 건축 디자인 컨설팅사로 인천공항 에어라운지를 맡았다.

사나(SANAA)

프리츠커 상을 받은 사나는 가즈요 세지마, 니시자와 류에로 구성된 건축그룹. 한남동 콘서트홀(아직 완공되지 않았으며, 정식 명칭이 정해지지 않음)을 디자인했다.

윈크리에이티브(Winkreative)<모노클Monocle> 발행인 타일러 뷜레(Tyler Brule)가 운영하는 디자인 컨설팅사로 블랙과 퍼플 카드 회원을 위한 회보를 디자인했다.

리핀컷(Lippincott)리핀컷(Lippincott) 뉴욕의 아이덴티티 디자인 전문회사로 제로카드 디자인 컨설팅을 맡았다.

* 현재 현대카드 디자인의 대부분은 사내 디자인실에서 진행한다.
지난해에는 Designed by Hyundaicard로 신세계 사원증을 디자인하셨는데, 혹시 ‘기업 디자인 컨설팅’으로 영역을 확장할 생각이라도 있으신가요?

욕심이 있었는데, 남의 것을 디자인하기에는 우리 일 하기도 너무 바빠 2년 전에 접었어요. 신세계 사원증 디자인은 현대카드가 선물한 겁니다. 돈을 벌겠다는 생각으로 디자인 컨설팅을 하겠다는게 아니라, 그렇게 하면 현대카드가 더 빛나지 않을까라고 생각한 거죠. 그런데 남의 것 하는 게 내 것보다 3배는 더 힘들더라고요.우리 의견을 잘 따라줄지도 의문이고. 게다가 현대카드가 디자인 컨설팅을 한다고 했을 땐 이미 기대치가 높아져 있을 터라 이건 잘해야 본전이죠. 우리의 집중력만 분산될 것 같아 안 하기로 했습니다.

현대카드 디자인실에는 다양한 분야의 전공자들이 근무한다고 들었습니다.
디자인실에는 경영학과 출신을 비롯해 공학박사도 함께 근무하면서 모든 디자인을 3차원적으로 해석합니다. 디자인은 우리에게 행동 방식일 수도 있고, 제도 혹은 문화일 수도 있으니까요. 미케니컬한(mechanical) 부분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현대카드는 지난 2011년 10월 월간 <디자인> 400호 발행 기념으로 진행한 ‘전문 디자이너 135명 선정, 한국의 디자인 프로젝트’에서 1위를 차지했어요. 디자이너들에게 이러한 평가를 받은 소감이 궁금합니다.
정말 좋았습니다. 지금까지 현대카드가 IDEA나 레드돗, iF 등에서 상을 많이 받긴 했지만, 그건 개별 프로젝트에 관한 것이었지요. 그런데 월간 <디자인>을 보고 제가 기절하게 놀란 건 올해가 아니라 몇십 년간의 프로젝트 중에서 선정했다는 점이었어요. 포니와 안상수체, <뿌리깊은 나무>도 있는데 왜 우리가 1위였을까 살펴보니, 현대카드의 디자인을 전방위적인 통합 개념에서 봐주셨더군요. 제 인생에서 제일 좋은 트로피를 받았습니다.

디자이너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들려주세요.
요즘 기업들이 디자인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어 디자이너들에게도 좋은 기회라고 봅니다. 지금부터가 디자이너의 중요한 몫이라고 봐요. 클라이언트는 자신이 정확하게 어떤 것을 원하는지 잘 모르고 막연할 수 있는데, 그걸 가볍게 대하지 말고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게 디자이너들이 잘해주었으면 합니다. 요즘 디자인이라는 단어가 너무 남용되거나 잘못 쓰여지고 있는데,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오랜만에 찾아온 기회가 사라질 수 있어요. 그래서 전 디자인이 지금 위험에 처한 동물이라고 생각합니다. 요즘 우리 회사에서는 디자인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못하게 하고 있는데, 너무 남용되고 있기 때문이에요. 이렇게 하다가는 언디자인(un-design)의 시대가 올 것 같아요. 비즈니스를 이해하는 디자이너들이 모호함 속에 사로잡힌 경영인을 잘 잡아줬으면 합니다. 디자인 프로젝트 하나 진행하고 빠지는 식이 아니라 진정한 협력자가 되길 바랍니다.


정태영 대표는 그간 섭렵한 여행과 많은 디자이너들과의 협업을 통해서 자신의 생각을 더욱 정리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래서 그는 이제 확실히 다르고 명쾌했다. 무엇보다 이제 그는 제품과 서비스를 더 창조적으로 만드는 방식으로서 디자인을 어떻게 하면 잘 활용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요령을 터득하고 있었다. 다른 사람에게도 느껴질 만큼 자신감이 넘쳐보였다. 그렇기에 이제는 그가 우리 문화를 돌아보고 사회적 책임을 가져야 할 때가 왔다. 현재 현대카드의 CSR실은 오랜 준비 끝에 4개 사업팀이 마치 수익 부서처럼 치열하게 일하고 있단다. 한마디로 그는 지금껏 때를 기다린 것이 아니라 자신의 준비를 기다린 것이다. 그렇다, 이제는 공예 같은 우리의 자산이 현대카드에 의해 더욱 빛날 차례인 것이다. 그렇게 발전해간다면 그의 생각은 앞으로도 멋지게 진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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